[커버스토리] ‘21대 국회를 부탁해’ 법 만드는 사람 국회의원을 만나다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나연(경기도 이현중 2)·김동률(서울 위례별초 6)·김률희(서울 성동초 5)·김온유(경기도 광성드림학교 6)·김율아(경기도 소하초 6)·주은성(경기도 문원중 2) 학생기자, 김리나(서울 영훈초 6)·최찬이(서울 아현중 1) 학생모델
법률안은 법을 만들겠다고 제안하는 것으로, 국회의원 10명 이상이 모여야 발의할 수 있어요. 만든 법률안을 국회의장에게 보내면 관련 상임위원회로 보내죠. 상임위원회는 국회의 예비적 심사기관으로서 이른바 전문 분야별 상설 위원회라고 할 수 있어요. 국회 내에서 행정부 각 부처 소관에 따라 구성되고 관련 안건을 미리 검토해 형식적 제출 및 진행 등을 방지하죠. 상임위는 소관 사항에 대해 자주적인 심사권을 갖기 때문에 관련 법률안을 스스로 입안·제출할 수도 있죠. 해당 법안에 대해 실효성 있는지, 근거는 알맞은지 등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진 의원들을 각각 선호·배경 등에 따라 상임위에 배정합니다. 7월 기준 국회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정무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교육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정보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8개 상임위가 있어요.
# '국회의원의 하루'부터 'n번방'까지, 권인숙 의원
이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아동·청소년 대상 성적 유인·권유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함(안 제2조제4호의2 신설 및 제13조제2항)"과 "사법경찰관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계획·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 신분을 위장하여 범죄현장 등에 접근하고, 위장된 신분으로 범죄행위에 관여하여 범죄행위의 증거 등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함(안 제25조의2 신설)"을 제안했어요. 이 제안은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 관련 범죄를 방지하자고 21대 국회서 처음 언급한 것이라 주목받았죠. 학생기자단은 국회의원이 하는 일부터 권 의원이 발의한 법안까지 확인해 봤어요.
오전 6시쯤 집에서 나와 운동하고 씻고 옷 갈아 입죠. 7시 30분부터 공부 모임 하고, 8시쯤 아침 먹고요. 이후 정책토론을 하죠. 요즘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죠. 일정은 매일 다릅니다. 회의가 많죠. 부탁·제안하러 오시는 분들도 만나고요. 본회의가 있는 날은 본회의를 들어가거나 대체로 법안 만드는 논의를 보좌진과 하죠. 국회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해 논의도 해요. 국회의원 300명이 서로 다 달라서 조율을 많이 해야 하죠. 생각이 어떤지 논의도 하고 점심도 같이 먹죠. 또 모임이 있을 때도 있죠. 일정이 늦춰질 때도 있어요. 국회의원이 정부사람 불러서 묻곤 할 때 시간이 늦어지면 오후 10시까지도 하죠. 하루종일 여러 업무와 그걸 더 잘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 만나고 논의하는 보조적 일을 계속하면서 누가 더 바쁜가 경쟁하듯 일하죠(웃음). 제가 처음 내놓은 법안은요. n번방 사건 들었죠.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서 나쁜 일을 하려는 행위가 잘못된 거고, 이를 벌주는 법안이에요. 접근도 하지 말라는 겁니다.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맞아요. 법을 만들 수 있잖아요. n번방 그루밍법 등이죠. 온라인 상에서 청소년에게 성착취 목적 접근 못하게 하는 걸 막았으니까요. 연구원에서는 제안만 할 수 있죠. 입법기관인 국회서 안 들어줄 수도 있고요. 국회는 판단한 걸 실천할 수 있는 곳이에요. 여기선 사안을 실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법을 만드는 거니까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한다는 생각은 점점 더 들죠. 좋은 건 아직 잘 모르겠어요. 새벽부터 이렇게 사는 인생이 있는 줄 잘 몰랐어요. 좋아질지도 잘 모르겠어요. 생각보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노력은 정말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성평등이 우리가 행복해지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남자들도 그렇고 여자들도 그렇고 서로 덜 혐오하고 공정하게 움직이는 사회가 되길 바라죠. 남자여서, 여자여서 등의 강요된 부담감이 없게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관련 분야서 더 노력하고 싶어요.
한국 사회가 코로나19 방역이 잘되는 등 전반적으로 발전한 게 많아요. 제 관점에서 발전하지 않은 건 여성의 경제활동 영역이죠. 남녀 임금격차도 심하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낮죠. 더디지만 변해야 한다 생각하죠.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사람들한테 여러분의 목소리가 너무 안 들려요. 디지털 성폭력 얘기 낯설지 않을 거예요. 자주는 안 접하지만요. 50대, 60대에겐 너무 낯설죠. 젊은 여성들이 겪는 얘기들이 잘 안 들려요. 그 소리가 잘 들리고 어느 정도로 중요한지 잘 대변할 필요가 있고요. 구체적으로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게, 보호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은성: 아동·청소년에게 디지털 성범죄 예방 경각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지털 성폭력은 피해자들이 자기가 겪은 걸 드러내기 쉽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성폭력 등의 피해는 본인이 드러나지 않으면 일이 진행 안 돼요. 자기가 겪는 피해를 본인이 잘못해서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싶고요. 남자 청소년들에게는 지금 온라인 세계가 너무 열린 게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알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세계가 사실은 뭐가 옳은지 그른지 말하기 쉽지 않죠. 놀이 속에 놀면서 일이 벌어질 세상이 만들어져서요. 같이 많이 고민해보자는 거죠. 서로 존중하는 게 뭔지 말해보자는 거예요.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보호하려는 것에 대해 이제는 정말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는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률희: n번방 주요 인물을 미국으로 송환하자는 요구가 있었는데 못했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너무 화나요. 그건 판사가 어떤 이유를 갖다 붙이더라도 있을 수 없던 일이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가 좋아지기 위해 법을 만들고 죄를 묻는 건데요. 특히 n번방 등 이런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허용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잘못된 판단이고 비판받아야 해요. 철저히 반대합니다.
률희: 회원들도 많잖아요. 회원들까지 처벌받아야 하는 의견은요.
가담 정도 따라 다르지만 지금은 벌을 받는 모습이 필요할 때예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벌을 줘야 하는 시기죠. 교육 통해 전달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긴 하지만요. 가해자가 잘못을 저지른 후 '나쁜 일이라고 생각 못했다' '잘못인줄 몰랐다'고 주장하는 걸 (우리가) 받아들이긴 어렵잖아요. 피해자가 겪은 게 크기 때문에 벌을 주면서 벌 속에서 깨달음이 있어야 해요. 사회·문화적으로 무섭다는 걸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성 청소년이든 남성 청소년이든 서로의 성이 뭔지 존중하는 것에 대해 교육하는 게 꼭 필요하죠.
동률: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거나 개정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법안마다 다르죠. 절차는 있는데 발의하고 상임위원회에서 검토하고 현재로서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문구 등을 조절하고 본회의를 가죠.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만료되는 경우도 많죠. 다뤄지지 않을 때도 있고 반대로 빨리 갈 때도 있죠. '모든 법안이 이렇다'고 말할 정도로 통일돼 있진 않습니다.
페이스북 열심히 하려고 하고요. 이해당사자들이 의원실로 찾아오셔서 의견도 많이 전달하시죠. 단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학교나 교육위에 있어서 현장 방문도 할애하고요. 학교에서의 원격교육 등의 현실도 알아야 해서 다양한 루트로 합니다.
저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하지 않았어요. 권력을 많이 갖는 사람이 불행할 거라고 생각했죠. 별로 이런 식의 일을 좋아하는 기질이 아닌데요. 중요한 건 스스로를 설득하는 거죠. 이 삶에 대해 마음을 잡고 가자고 설득하는 건 제 삶이 국회의원을 할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오랫동안 약자의 입장에 처한 사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요. 시민운동 등의 실천도 많이 했죠.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정책이 뭔지도 많이 배웠고요. 준비가 되어 있는 전문가라는 점이 제가 법을 만드는 권력을 가진 것에 대한 자격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준비가 안 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가치관·전문성 등 권력에 맞게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국회의원이 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그조차도 제가 전문가라는 자신감이 없었다면 안 했을 거예요.
디지털 성범죄, 아동·청소년들의 혐오 문제, 반인권적인 것에서 자유롭고 편안한 것,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어요. 또,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더 활발하게 하도록, 좋은 일자리 가지도록. 더 평등해질 수 있게 관심 기울이고 싶죠.
국회의원이 뭐예요
-선거권: 만 18세 이상
-피선거권: 만 25세 이상
-임기: 4년
-의원수: 300인(지역구 253인, 비례대표 47인)
-지역구 국회의원: 당해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사람이 당선됩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할당 정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에서 얻은 득표 비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합니다.
국회의원 특권과 의무
① 불체포특권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 외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아요.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됩니다.
② 면책특권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외에서 책임지지 않아요.
③ 국회의원 의무
-헌법상 겸직금지의무, 청렴의무, 국익우선의무, 지위남용금지의무가 있어요.
-국회법상으로 품위유지의무, 국회 본회의와 위원회 출석의무, 의사에 관한 법령·규칙 준수의무가 있어요.
국회에서 법률 제정·개정은 어떻게 하나요
법치국가서 법률은 모든 국가 작용의 근거가 됩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다른 이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일부 생활방식을 못 하게 하는 등의 방법이죠. 법률을 정하고(제정) 고치거나(개정) 없애는 건(폐지) 국회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권한이에요.
헌법은 어떻게 개정되나요
교섭단체가 뭐예요
소속 의원이 20인 이상인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돼요.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정당 혹은 무소속 의원이 20인 이상 연합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도 있죠(국회법 제33조).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국회 총무회담에 참여할 수 있고, 국고보조금 지원도 늘어나며 예결 특위 위원 배정 권한을 갖는 등 혜택이 주어집니다.
교섭단체의 역할
일정한 정당 또는 원내단체 소속 의원들의 의사를 사전에 통합·조정해 정파간 교섭의 창구역할을 함으로써 의사 진행을 원활하게 하죠. 본회의 및 위원회에 있어 발언자 수를 정할 때 표준이 되고요. 상임위원회·특별위원회 위원 등은 교섭단체 소속 의원수의 비율을 기준으로 의장이 선임하는 게 원칙이죠.
교섭단체 대표의원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통상 정당의 원내대표가 맡아요. 정당의 상시적 대표자 내지 당 대표와는 다르죠.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국회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 위원이 됩니다.
의석수 현황 (7월 14일 기준)
# 동생과 사는 지속 가능한 삶 꿈꾸다 국회 입성, 장혜영 의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연습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친한 친구와 말하는 것과는 다른 말하기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각이 받아들여지려면 고민하게 되죠. 지금 하고 있는 정치적 말하기의 예행 연습 버전이랄까요. 좋은 훈련이 됐죠.
률희: 싱어송라이터·인권운동가 등 이력이 다양합니다. 원래 꿈이 뭐였는지 궁금해요.
어렸을 땐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죠. 창작하는 게 비슷하잖아요. 글쓰는 거나 그림 그리는 거나 만드는 거니까요. 애니메이션고를 갔고요. 만화과·애니메이션과·영상과·컴퓨터게임제작과 넷 중 영상을 전공하고 게임이 부전공이었죠. 기숙사 살다보니 딱히 내 전공 아니더라도 친구들과 같이 만드는 게 자연스러웠어요. 성인이 되서도 창작하는 직업 갖고 싶다고 생각했죠. 국회의원을 단순히 법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요. 내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며 설득하는 직업이라 볼 수도 있으니 과거의 제 직업과 연결돼 있지 않을까요.
여러 고민이 있었는데요. 대학을 다니면서 꿈 이루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같은 시간에 대학 밖의 세상을 만나고 싶었죠. 제가 가진 궁금증의 해답을 주는 공간을 대학이라고 못 봤죠. 대학 친구 중에는 저 같은 동생을 둔 친구가 없었죠. 당시엔 '지금은 시설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내 동생을 언젠가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언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온전히 내 시간의 주인이 돼 세상을 만나면서 인생을 탐색하고 싶다 생각해요. 대학교에 간 것도 후회하지 않고 내 발로 나온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율아: 감독·싱어송라이터·작가·국회의원 중에서 하나만 선택하다면요.
저는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라 지금은 국회의원입니다. 국회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일들 다 하고 나면 그 다음은. 다시 음악을 만들고 싶을 거예요. 영화는 수많은 사람들이 같이 일해야 해서 무지 귀찮아요(웃음).
저는 우리가 눈앞에서 마주한 일이 다 정치라고 생각해요. 세 사람만 모여도 정치죠. 둘은 생각이 같아도 다른 한 사람은 생각이 다를 수 있죠. 그때 우리가 결정내리는 방법은 여럿일 수 있죠. 제일 센 사람이 하자고 결정할 수도 있지만요. 가급적 모두 다 기분 좋게 결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방법을 고민하고 옆 사람을 설득하는 것 등 다 정치인의 자질이죠. 이 연습이야말로 정치인을 꿈꾸는 청소년에게 있어 가장 좋은 연습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그것과 다르지 않거든요.
률희: 여러 당이 있는데 왜 정의당인지요.
어떤 목표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박수 쳐주죠. 반면 '안 될 걸' '이상적이다' 하는 목표도 있죠.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두 번째에 가까워요. 예를 들면 시설을 나온다, 즉 '탈시설'이죠. 장애인·비장애인이 차별없이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예요. '지금 당장 할 수 있겠어?' 하면서 상대적으로 쉬운 목표를 말하기도 하죠. 미국 노예제 폐지도 비슷했을 거예요. 당시 많은 사람들이 '노예제 폐지는 필요하지만 지금 되겠어?' 했겠죠. 그때도 누군가 행동했으니 노예제도가 폐지된 거죠. '일제강점기에 독립은 이상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체념했을 때 누군가는 독립운동을 했기에 우리에게 자유가 왔고요. 어렵더라도 분명 모든 사람들의 삶에 좋은 영향 끼친다면 정치적 목표로 삼아 꾸준히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탈시설이라는 목표를 이뤄나가기에는 정의당, 작지만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당이 정치 시작하기에 충분히 좋다고 생각했어요.
생각이 달라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정의당 의원이니까 정의당 지지자만 보면 된다는 건 아니죠.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 지지하는 의원들 적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그분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잖아요. 국회의원이 된 순간 모든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죠. 사적 감정에서 한 발 떨어져 거리감 유지할 수 있는 냉정함이 필요하죠. 안 그럼 막말하게 되겠죠(웃음).
역시 제가 이걸 시작한지 얼마 안 됐으니 순간 순간 많은데요. 첫 법안 발의하던 순간 ‘국회의원이구나’ 생각이 들었죠. 이전 직업인 창작자로서, 영화감독으로서 가질 수 없던 부분이니까요. 제 이름으로 처음 대표 발의를 한 법안은 '장애인 24시간 활동보장법'이죠. 주변에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 가진 친구들 상상해 보면요. 그를 돌보는 사람은 주로 어머니 등 보호자와 가족 구성원이죠. 이제 가족이 아니라 사회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고 해서 만든 게 활동지원제도거든요. 활동지원제도가 24시간을 보장하진 않아요. 가족이 없는 장애인도 하루를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 이름으로 첫 번째 법을 발의했죠. 남다른 기분이 들었죠.
동률: 차별금지법을 만들면 장애인 친구들이 행복해지고 일상생활을 비장애인들과 함께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질까요.
모든 차별이 한순간에 사라지거나 누구나 행복해지는 날은 오지 않을 거예요. 이 법은 지금 있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에서 한 발짝 나간 법이죠. 어떤 사람들은 장애가 있으면 어떤 차별 당하는지 매일 겪어 잘 알겠죠. 장애 없는 사람들은 그런 차별을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 수 없고 차별 있어도 타당한 구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차별이라는 건 나눗셈하듯 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 사람마다 다르게, 일상이냐 아니냐에 따라 나뉘죠. 차별이 생겼을 때 바로 강한 벌을 주는 법은 아니고, 차별이기 때문에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는 정도예요.
동률·온유: 차별 처벌이 강화되는 건가요.
처벌조항이 있는 법은 아니에요. 처벌이 필요한 건 아닌데 명확하게 차별하는 것에 대해 권고 정도를 담고 있죠. 무엇을 처벌하면 좋을까 하는 것은 사회적인 대화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똑같은 잘못에 대해 처벌할지 논의한다면 다 똑같진 않을 거예요. 어떤 분은 '그러지 마', 어떤 분은 '글귀로 남기자', 또 다른 사람은 '잘못한 친구에게 사과해라' 등으로 수많은 대화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겠죠. 지금으로선 차별을 차별이라고 부르는 사회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다음 과정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죠.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는데요. 모든 학교에 장애가 있든 없든 자기 집에서 학교를 다니는 게 좋은 교육일 거라 생각해요. 장애인은 장애인끼리만 학습하면 장애인끼리 잘 지내는 것, 비장애인은 비장애인끼리 잘 지내는 것밖에 모르죠. 갑자기 어른이 됐을 때 사회 나와서 잘 섞여 지내는 걸 알 수 있을까요.
지역 차이는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죠. 수도권과 이외 지역을 비교하면 차이는 훨씬 심해요. 장애인 복지에 있어서 중앙정부가 하는 몫이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하는 일이 따로 있죠. 저는 중앙정부가 좀 더 많은 일을 과감하게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앙정부가 하는 걸 보고 배워서 할 수 있도록 복지로 잡아야 하죠. 증세를 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율아: 존경하는 정치인은 누구예요.
제가 누굴 존경을 잘 안 하나 봐요(웃음). 저는 심상정 대표님을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성으로서 정치를 자기 소신 가지고 오래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게 느껴져요. 두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똑같은 걸 해도 저는 국회 연령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젊고, 저는 젊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저를 어리다고 보거든요. 어린 여성 정치인에게 편견을 많이 가지는 걸 느껴요. 심상정 대표님이 정치를 시작했을 땐 얼마나 더 심했을까 생각해 보거든요. 모든 걸 뚫고 소신, 실력으로 정의당 대표로 정치 이끈 것에 '멋지다' '저 분의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 방에서 정치 참여할까요
① 대한민국 국회
www.assembly.go.kr
국회가 운영되는 상황을 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특히 국회 홈페이지의 국회의원현황에선 국회의원을 정당별·위원회별·지역별 등으로 파악할 수 있죠. 이름만 입력해도 여러분이 궁금한 의원의 정당, 선거구, 소속위원회, 당선 횟수, 보좌관, 비서관, 비서, 나이 등 정보를 비롯해 대표 발의한 법안 등을 알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일을 안 해' 하는 막연한 편견에 갇혀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피세요. 여러분이 원한다면 정보는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e메일 주소와 의원실 전화번호가 공개된 의원에게 자신의 의견을 담은 e메일을 보내거나 전화할 수도 있어요. 의원실은 모두에게 열려 있으니 적극 활용하세요. 이밖에 국민동의청원 항목에선 직접 의견을 올려 입법 청원을 하거나 올라온 청원글에 동의하며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죠. 이외에도 국회의원이 하는 일에 대해 상세하게 공부할 수 있으니 이번 방학, '집콕 정치'에 참여하려면 국회 홈페이지에서부터 시작해 보세요.
② 대한민국 청와대
www.president.go.kr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소통 광장 게시판에선 국민청원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국민청원에 어떤 게시글이 올라왔다는 등의 기사를 본 적 있죠. 청와대에 따르면, 이 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지향합니다. 국정 현안 관련 국민 다수의 목소리가 모여 30일 동안 20만 이상 추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청와대 책임자(각 부처 및 기관의 장, 대통령 수석·비서관, 보좌관 등)가 해당 청원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대답합니다. 공개된 청원 답변은 청와대 홈페이지의 답변된 청원 항목이나 유튜브 청와대 공식 계정 등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김나연(경기도 이현중 2) 학생기자
뉴스는 많이 봐도 새로 당선된 국회의원·정책까진 파악하지 못했죠. 권인숙 의원님과 이야기하며 각 의원님이 어떤 생각·목표를 토대로 정책을 추진하는지 알 수 있었죠. 국회의원들이 생각보다 바쁘고 열정적인 삶을 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1대 국회의원 정책을 더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큰 관심이 생겼죠. 두 번째 인터뷰인 장혜영 의원님과는 다양하고 무겁지 않은 주제로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평소 장애인·성소수자 등 차별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터라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김동률(서울 위례별초 6) 학생기자
국회의원회관에 들어가 국회의원을 직접 만난다니 기대가 컸어요. 권인숙 의원님을 만나 질문을 드리고 답을 들으니 재미도 있고, 사회 시간에 배운 국회의 역할을 의원님 입을 통해 생생히 들으니 더 많이 배운 기분이 들어요. 국회의원이 300명이나 되면 법을 만드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까 했는데요. 법안마다 걸리는 시간이 다르고 법을 통과시키는 절차도 복잡하다는 걸 배웠죠. 국회의원의 일상은 어떨지 궁금했던 것도 모두 풀렸어요. 유튜브로 본 장혜영 의원님도 인터뷰했는데요. 국회의원을 두 번째로 만나니 처음과 달리 조금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죠.
김률희(서울 성동초 5) 학생기자
뉴스를 통해서만 보았던 국회의원을 직접 만난다는 설렘과 긴장되는 마음으로 임한 인터뷰는 상상 이상으로 즐거웠어요. 여러 질문을 통해 권인숙 의원님이 지속해서 여성의 인권 향상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하신단 걸 알게 됐죠. 소년중앙 기자단과 같이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왜 성평등이 중요한지 깨닫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장혜영 의원님과의 시간을 통해 평소 관심 없고 잘 알지 못했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 봤어요. 모든 계층·인종·성별을 아우르는 평등에 중점을 둔 사회의 필요성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김리나(서울 영훈초 6) 학생모델
매년 공연을 하러 갔던 국회의사당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을 인터뷰했습니다. 장혜영 의원님은 국회의원을 하기 전에 작가·영화감독·작곡·유튜버 등 많은 직업을 경험했다고 들어서 궁금한 것이 많았죠. 국회의원의 이미지가 워낙 근엄하고 엄격하다 보니까 떨렸는데요. 의원님께서 제가 궁금한 것들에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고 곤란한 질문에도 답을 잘 해주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죠. 저도 커서 꿈을 이룬 뒤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회의원이 되어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를 더 배우고 싶습니다.
김온유(경기도 광성드림학교 6) 학생기자
의원님이 생각보다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고 인터뷰도 재미있었죠. 차별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서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느꼈죠.
김율아(경기도 소하초 6) 학생기자
TV로만 보던 국회의원회관에 직접 가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인터뷰에서 권인숙 의원님의 자상한 말투와 표정, 말씀에 신뢰를 느꼈어요. 국회의원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죠. 또 학교 방문,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려 노력하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장혜영 의원님을 뵈었을 땐 많은 질문에도 지치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해 주신 덕분에 질문을 많이 할 수 있었죠. 한 번 질문해보니 다음 질문, 그다음 질문을 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계속 손을 들었어요.
주은성(경기도 과천문원중 2) 학생기자
인터뷰를 통해 아동·청소년 범죄에 대한 권인숙 의원님의 목표를 알 수 있었죠. 우리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시고, 온라인 세계에서 건전하게 활동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처음 가본 의원실에서 우리나라의 법과 정책들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에 숙연함과 무게를 느끼고 대한민국 청소년으로서 든든했죠. 장혜영 의원님과의 인터뷰에선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바라고 또 이루고자 하려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었죠. 국회의원이 어떤 법을 만들고 개정하는지 우리가 주권자로서 더욱더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래야 투표권을 가졌을 때 소중한 한 표를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겠죠.
최찬이(서울 아현중 1) 학생모델
뉴스에서나 보던 국회의원을 인터뷰해 설레기도 하고 긴장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국회의사당을 견학한 적 있지만 의원실에 직접 들어가 보니 신기하고 좋았어요. 실제로 만난 권인숙 의원님은 친절하셨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셨죠. 바쁘신데도 학생기자들과 시간을 보낸 의원님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July 19, 2020 at 04:2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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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복지·성보호·차별…청소년 둘러싼 문제 묻고 또 물으며 개선 의지 살폈죠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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