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피해 보상하는 운전자보험은 음주로 적용안돼
음주운전을 하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벤츠 차량 운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운전자의 보험 처리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운전자와 운전자 차량에 대해 개별적으로 어떤 보험이 가입돼있는지 정확히 확인되진 않았지만, 운전자가 음주 상태였던데다 자기차량이 아닌 동승자의 법인 차량을 이용했다는 점 때문에 일반 운전자와는 다르게 처리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씨와 A씨가 운전한 차량의 보험 종류와 특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운전자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책임보험(대인1·대물1)은 대인 피해 1억5000만원에 대물 피해 2000만원까지 보상한다. 음주·뺑소니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400만원(대인 300만·대물 100만)이 부과된다. A의 경우 일단 400만원을 내면 B씨의 민사적 피해를 1억7000만원까지는 보험사가 보상해주는 것이다. 피해액이 이보다 크면 A씨가 책임져야 한다. 보통 보험사가 피해액을 먼저 배상하고, 나중에 당사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만약 벤츠 차량에 임의보험(대인2·대물2) 가입이 추가됐다면, 그 금액을 넘는 피해액도 보험사가 부담한다. 임의보험은 법적으로 들어야 하는 의무보험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가입하는데, 책임보험만 가입하는 경우 보장금액이 부족하기 떄문에 대부분의 운전자는 임의보험까지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차량은 법인 차량이라 보험 특약에 따라 A씨의 책임이 달라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 벤츠 차량에 임의보험이 가입되었더라도 운전자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보험사가 책임지는 금액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음주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통과 이후 금융감독원은 음주·뺑소니 사고 운전자의 자기부담금을 강화하는 내용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6월부터 시행했다. 만약 이 차량이 임의보험에 가입됐더라도 6월 이후에 들었거나 갱신했으면 1억5000만원이 넘는 대인 피해에 대해 A씨는 1억원까지 추가로 부담금을 져야 한다. 2000만원이 넘는 대물피해는 5000만원까지 추가로 부담을 져야한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내준다고 해서 형사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사고를 낸 운전자가 운전자보험을 가입했다면 형사 재판에서 발생하는 벌금과 변호사 비용, 피해자 합의금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보험이 음주·뺑소니 사고를 면책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A씨의 경우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다 해도 보험금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에 따라 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것은 A씨와 A씨가 운전한 차량이 가입한 보험과 특약을 봐야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는 A씨에게 엄벌을 촉구하는 B씨 딸의 청원 글이 청원 6일만에 60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은 상태다. B씨의 딸은 "7남매 중 막내인 아버지가 죽었고 제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났다"며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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