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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3, 2020

암세포 염색해 정상세포 보호한다 – Sciencetimes -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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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암은 이제 불치병에서 난치병으로 옮아가고 있다. 특히 방사선 치료나 약물 치료 분야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암을 제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암세포를 신속하고 분명하게 없애는 방법은 칼로 도려내는 수술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약효가 좋은 항암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이다 ⓒ Pixabay

문제는 육안으로 암세포 범위를 판단해서 수술을 할 때 그 범위가 의료진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물론 암세포가 자라는 부위가 육안으로 확연하게 보인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의료진의 숙련 정도나 실력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이 암세포 만을 더 분명하게 염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여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염색된 암세포라면 숙련 정도나 실력 차이와 상관없이 비슷한 수준으로 수술이 가능해지므로 의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암세포를 더 분명하게 녹색으로 염색하는 기술

암세포 만을 더 분명하게 염색하는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은 미 펜실베니아대 연구진이다. 이들은 개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 암세포를 염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사용한 염색약은 현재 병원에서 MRI나 CT를 촬영할 때 조영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인도시아닌그린(indocyanine green)이다. 이미 FDA에서 승인을 받은 조영제인 만큼 안전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시아닌그린은 녹색을 지닌 조영제로서 체내에 주입되면, 90% 이상이 간세포에 섭취된 채 원래의 형태대로 배설된다. 또 다른 조영제인 브롬설파레인(BSP)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암세포 염색기술 개발을 주도한 펜실베니아대의 ‘데이비드 홀트(David Holt)’ 박사는 “수술로 암을 치료하려면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지만,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경계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홀트 박사가 언급한 문제는 암세포는 완전히 제거하면서 동시에 정상세포는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 림프절(lymph node)의 어디까지 암이 전이됐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아무리 숙련된 의료진이라 하더라도 어려운 일이다.

인도시아닌그린을 투여하면 상대적으로 정상세포보다 암세포가 더 밝은 녹색을 띤다 ⓒ Penn Vet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이 개발한 것이 바로 조영제를 사용하여 암세포를 염색하는 것이다. 이는 인도시아닌그린이 근적외선 영역에서 녹색으로 빛나기 때문에 정상세포와의 구분이 가능한 것이다.

연구진은 유선종양세포(mammary tumor cell)을 가진 개에게 인도시아닌 그린을 투여하여 암세포는 물론 암세포가 전이된 림프절도 추적하는데 성공했다. 유선종양세포는 사람으로 말하자면 유방암세포와 같은 존재다.

이에 대해 홀트 박사는 “인도시아닌그린을 적용한 암세포 염색 방법을 사람에게 응용할 수 있다면, 림프절 전이가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도 수술 중에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를 확인하는 단계를 거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림프절을 절제한 후 현미경으로 조직을 확인하거나, MRI를 통해 전이 여부를 예측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정확도나 속도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조영제를 통한 염색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효율면에서 훨씬 뛰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상세포를 녹색으로 염색해 암세포와 구분

조영제를 사용하여 암세포를 파악하는 기술은 국내에서도 개발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과 KAIST 연구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최근 조영제를 흡입해서 폐암에 따른 신체적 변화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른 암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폐암은 수술할 때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일부 정상세포까지 절제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고령 환자의 경우 정상세포를 건드리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고령 환자에 한해 정밀 폐암 수술을 시행해 왔다.

정밀 폐암 수술은 불필요한 정상세포 제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확히 암세포가 퍼져있는 부위만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수술에 들어가기 전 조영제를 신체에 주입한 후, 형광영상시스템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암 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조영제는 신체에 들어가면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암세포에 조영제가 침투하려면 1~2일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적 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

호흡으로 조영제 흡입시켜 암세포를 염색시키는 기술의 개요 ⓒ 고려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연구진은 조영제를 혈관에 주입하는 대신에 호흡기로 흡입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호흡을 통해 조영제를 흡입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의견이다.

조영제가 폐 조직으로 흡입될 경우, 폐암세포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세포들만 염색한다. 이 같은 형질을 이용하면 녹색을 띠는 정상 세포와 어두운 암세포 간의 경계면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진은 생쥐와 토끼를 대상으로 흡입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상세포와 암세포 간의 조직에서 색상의 강도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져 경계면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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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3, 2020 at 05:5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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